허리가 아파서 운동을 시작합니다. 검색해보면 “허리에 좋은 코어 운동”이 쏟아집니다. 윗몸일으키기, 다리 들어올리기, 엉덩이 들기. 열심히 따라 합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니 허리가 더 아픕니다.
“운동을 안 해서 아픈 건가 보다” 하고 더 열심히 합니다. 더 아파집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운동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지금 내 몸 상태에 맞지 않는 동작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동작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재활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부담이 됩니다.
오늘은 허리가 아플 때 특히 주의해야 할 동작 세 가지와, 각각을 어떻게 바꾸면 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시작 전에 하나만요. 지금 허리가 의자 등받이에 닿아 있나요? 엉덩이만 걸치고 등이 떠 있다면, 엉덩이를 등받이 끝까지 밀어 넣고 읽어주세요.
먼저 — 운동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이것부터 말씀드립니다. 만성 허리통증에 운동은 확실히 효과가 있습니다.
2023년 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실린 네트워크 메타분석은 무작위 대조시험 75편, 5,254명의 데이터로 20가지 운동 방법을 비교했습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분석 중 하나입니다.
결과입니다.
- 통증 개선: 태극권·요가·필라테스·슬링운동이 일반 재활보다 우수했습니다
- 신체기능 개선: 요가와 코어·안정화 운동이 일반 재활 및 무개입보다 우수했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포함된 연구들의 질과 양에 한계가 있어 확정적인 권고는 유보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Frontiers in Public Health, 2023)
즉 운동은 해야 합니다. 문제는 어떤 운동을, 어떤 순서로 하느냐입니다.
주의 1 — 상체를 말아 올리는 복근 운동
윗몸일으키기, 크런치, 다리 들어올리기 같은 동작입니다. “허리에는 복근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시작하시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 동작들은 상체나 다리를 움직이는 동안 허리뼈가 안정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는 제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다리나 상체가 무겁게 움직이면서 허리뼈가 앞뒤로 흔들립니다.
특히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을 진단받으신 분들이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미 불안정한 마디에 반복적인 굽힘 스트레스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상체를 말아 올릴 때 허리 앞쪽 깊은 곳에 붙어 있는 근육(장요근)이 강하게 개입합니다. 이 근육은 허리뼈에 직접 붙어 있어서, 우세하게 쓰이면 허리를 앞으로 당깁니다. 복근이 약한 상태에서 이 근육만 계속 쓰면 골반이 앞으로 기울고, 허리 마디가 눌립니다.
운동을 좀 해보신 분들이 오히려 더 잘 올라오시는데, 그게 함정입니다. 잘 올라온다는 건 그 근육이 우세하다는 뜻이니까요.
대신 이렇게
척추를 움직이지 않고 버티는 방향으로 갑니다. 플랭크가 대표적입니다. 상체를 말지 않고 몸을 일자로 유지하면서 코어를 씁니다.
단 플랭크도 조건이 있습니다. 팔꿈치에 체중을 실으면 어깨가 풀려버립니다. 팔꿈치가 아니라 바닥을 미는 느낌으로 하셔야 합니다. 이건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골반을 살짝 뒤로 말아 중립을 만든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허리가 꺾인 채로 하는 플랭크는 오히려 허리를 다치게 합니다.
주의 2 — 허리를 꺾어서 하는 엉덩이 들기
바닥에 누워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동작, 흔히 브릿지라고 부릅니다. 그룹 운동에서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많은 분들이 시작 자세부터 허리를 과하게 꺾어 놓고 들어올립니다. 허리 아래에 손이 쑥 들어갈 정도로 뜬 상태에서, 엉덩이를 한 번에 팍 올려버립니다.
그러면 허리에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 운동 강도가 세구나.”
그런데 그 느낌은 운동이 잘 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척추뼈가 서로 눌리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특히 디스크 문제가 있는 분들에게는 좋지 않은 자세입니다.
또 하나. 발과 무릎이 바깥으로 벌어진 상태에서 들어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하체 정렬이 어긋난 채로 부하가 걸려서 무릎이 아파집니다.
대신 이렇게
순서를 바꿉니다.
- 누워서 골반을 앞으로 굴렸다가(전방경사) 뒤로 굴려봅니다(후방경사). 그 중간 위치가 골반 중립입니다
- 등을 바닥에 지그시 누르는 후방경사를 만들고, 배와 엉덩이에 먼저 힘을 줍니다
- 그 상태를 유지한 채 천천히 엉덩이를 올립니다
- 올렸을 때 무릎·엉덩이·어깨가 사선 일직선이면 잘 된 것입니다
- 내려올 때는 등 위쪽(브래지어 라인 근처)부터 척추뼈 하나하나가 순서대로 바닥에 닿듯이 내려옵니다
이렇게 하면 허리가 아니라 배와 엉덩이에 힘이 들어옵니다. 만약 여전히 허벅지 앞쪽이나 무릎에 힘이 몰린다면, 다른 근육이 대신 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발은 11자, 두 번째 발가락과 무릎이 일직선을 유지합니다.
주의 3 — 등이 말린 채 앞으로 숙이는 스트레칭
허벅지 뒤쪽이나 엉덩이를 늘리려고 앞으로 숙이는 동작입니다. 앉아서 하는 전굴, 다리 올리고 숙이기 같은 것들이죠.
무엇이 문제인가
유연성이 부족한 분들은 숙이다 보면 어느 순간 등이 둥글게 말립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더 내려갑니다. “더 내려갈수록 스트레칭이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루 8시간씩 앉아 계신 분들은 이미 등근육이 늘어나고 약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등을 더 마는 자세는 그 등근육을 더 늘리고 더 약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타겟이 바뀝니다. 늘리려던 허벅지 뒤쪽이 아니라 등과 허리가 늘어납니다. 원하던 운동이 안 되는 겁니다.
대신 이렇게
많이 내려가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올바른 자세에서 원하는 부위만 타겟해서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 키를 키우듯 상체를 위로 세웁니다
- 배를 살짝 집어넣어 허리가 과하게 꺾이지 않게 합니다
- 한 손을 허리 뒤에 대고 그 손의 느낌이 유지되는 범위까지만 내려갑니다
- 내려갈 때는 가슴을 앞으로 내미는 느낌으로 갑니다. 그래야 허리가 중립을 유지합니다
- “어, 여기서 등이 말리네” 싶으면 그 직전까지만
유지 시간은 40초에서 1분입니다. 정적 스트레칭은 이 정도는 유지해야 근육이 실제로 늘어납니다. 반동을 주는 것보다 길게 유지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강도는 “시원하고 기분 좋은” 정도까지입니다. 얼굴이 찌그러질 만큼 아프면 너무 간 것입니다. 찢어지는 느낌이나 열이 난다면 오히려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덤 — 자주 놓치는 두 가지
발목을 당긴 채 햄스트링 늘리기
허벅지 뒤쪽을 늘릴 때 발목을 몸쪽으로 당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다리 뒤쪽으로는 신경이 지나갑니다. 발목을 당기면 이 신경까지 최대로 늘어나면서 찌릿한 느낌이 강해집니다.
안 아파도 되는 방법이 있으면 그걸 하는 게 낫습니다. 발목 힘을 빼고 편하게 두신 채로 허벅지 뒤쪽만 늘리세요.
신경 자체를 부드럽게 만들고 싶다면 스트레칭이 끝난 뒤 따로 하시면 됩니다. 발목을 당겼다 풀었다 10회 반복하는 방식입니다.
데드리프트 중 다리가 모아지는 것
데드리프트나 스쿼트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무릎이 안쪽으로 모아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X자 다리 패턴을 가지신 경우 특히 그렇습니다.
이건 고관절을 잡아주는 회전 장력이 풀린 것입니다. 이 상태로 계속하면 무릎과 허리 양쪽에 부담이 갑니다.
다시 자세를 잡고, 발은 바닥에 붙인 채 무릎만 살짝 바깥으로 미세요. 그러면 엉덩이 근육에 느낌이 바로 들어옵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공통점이 보이셨을 겁니다. 세 가지 모두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도부터 올린 경우입니다.
이걸 뒷받침하는 분석이 있습니다. 2023년 Journal of Orthopaedic & Sports Physical Therapy에 실린 연구인데요, 무작위 대조시험 40편·2,391명을 분석한 결과 몸통과 고관절의 가동범위가 개선될수록 통증과 기능장애 감소 폭이 컸습니다. (출처: Journal of Orthopaedic and Sports Physical Therapy, 2023)
뒤집으면 이렇습니다. 굳은 곳을 풀지 않고 근력만 올린 경우에는 결과가 덜 좋았다는 것입니다.
교정운동에 순서가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이완 — 타이트하게 굳은 부분을 먼저 풉니다
- 가동성 — 원래 나와야 할 움직임 범위를 되찾습니다
- 안정성 — 약해진 근육을 깨웁니다
- 통합 — 일상 동작에 적용합니다
1·2단계를 건너뛰고 3단계부터 시작하면, 강한 근육이 계속 이깁니다. 그래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균형이 안 맞춰집니다. 이 순서를 지켰을 때 효과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는 추적 연구를 정리한 글에서 다뤘습니다.
얼마나 해야 할까
2020년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연구가 무작위 대조시험 50편, 2,786명의 데이터로 안정화 운동의 최적 용량을 분석했습니다.
- 1회 20~30분일 때 효과가 가장 컸습니다 (근거등급 A)
- 주 3~5회일 때 효과가 가장 컸습니다 (근거등급 C)
(출처: Scientific Reports, 2020)
더 많이 한다고 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허리가 아플 때는 특히 중요한 정보입니다. 조급해서 몰아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자가진단 — 지금 확인해보세요
읽는 걸 멈추고 직접 해보실 차례입니다. 도구는 필요 없습니다.
1. 벽 테스트
벽에 뒤통수·등·엉덩이를 붙이고 섭니다. 허리 뒤로 손을 넣어보세요.
- 손바닥 하나가 딱 들어간다 → 척추 중립에 가깝습니다
- 주먹이 들어갈 만큼 뜬다 →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브릿지할 때 특히 주의하세요
- 손이 잘 안 들어간다 → 허리 굴곡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2. 앞으로 숙일 때 등이 말리는 지점
의자에 앉아 한 손을 허리 뒤에 대고,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천천히 숙입니다. 손의 느낌이 사라지는 순간이 어디인지 기억하세요.
거의 숙이자마자 사라진다면 뒤쪽이 많이 짧아진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그 지점을 넘겨서 스트레칭하고 계셨을 가능성이 큽니다.
3. 좌우 비교
앉아서 오른쪽 복숭아뼈를 왼쪽 무릎 위에 올리고, 상체를 세운 뒤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숙입니다. 반대쪽도 해보세요.
한쪽이 확연히 더 뻣뻣하다면 골반이 틀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양쪽 대칭 운동을 하면 틀어짐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4. 브릿지에서 힘이 들어오는 곳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천천히 들어올립니다. 어디에 힘이 들어오는지 느껴보세요.
- 배와 엉덩이 → 잘 되고 있습니다
- 허리 → 허리를 꺾은 채 올리고 있습니다
- 허벅지 앞·무릎 → 엉덩이 근육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습니다
자가진단 결과별 추천 프로그램
|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 추천 프로그램 | 이유 |
|---|---|---|
| 브릿지에서 허리에 힘이 온다 / 벽 테스트에서 주먹이 들어간다 (허리·골반 중심) | 5주 허리통증 | 골반 중립을 먼저 만들고 코어와 둔근으로 넘어갑니다. 오늘 다룬 세 가지 실수를 처음부터 피하도록 순서를 짰습니다 |
| 거의 숙이자마자 등이 말린다 / 좌우 차이가 크다 (가동성 부족) | 5주 허리통증 | 이완과 가동성 단계에 충분한 시간을 배정합니다. 가동범위 개선 폭이 클수록 결과가 좋았다는 분석에 맞춘 구성입니다 |
| 허리와 함께 목·어깨도 같이 아프다 (복합 증상) | 12주 자세교정 | 한 부위만 다뤄서는 부족합니다. 전신 정렬을 기준부터 잡는 4단계 구성입니다 |
| 운동을 여러 번 시도했는데 매번 더 아파졌다 | 12주 자세교정 | 1~3주차 감각 회복 단계에서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먼저 파악한 뒤 강도로 넘어갑니다 |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애매하다면 12주 자세교정으로 시작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전신 정렬을 기준부터 잡는 과정이라 대부분의 유형을 포괄합니다.
운동보다 먼저 확인하실 것
통증이 심하거나, 다리로 저리는 느낌이나 감각 이상이 있다면 운동보다 전문의 진료가 먼저입니다. 특히 다리 저림은 신경이 눌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자세 문제와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수술이나 시술을 받으신 분들도 담당 의료진과 상의한 뒤 시작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무리하며
오늘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 상체를 말아 올리는 복근 운동 → 척추를 움직이지 않고 버티는 방향으로
- 허리를 꺾어 하는 엉덩이 들기 → 골반 중립에서 배와 엉덩이 힘으로
- 등이 말린 채 숙이는 스트레칭 → 허리 중립이 유지되는 범위까지만
세 가지 모두 “이 동작이 나쁘다”가 아니라 “이 순서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동작이라도 몸이 준비된 뒤에 하면 좋은 운동이 됩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을 무작정 따라 하지 마세요. 내 몸과 내 체형을 먼저 알고, 그에 맞게 응용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는 운동입니다. 하루 종일 앉아 계신다면 책상 환경부터 손보시는 것도 함께 권해드립니다.
글을 다 읽으신 지금, 한 번만 확인해보세요. 허리는 등받이에 닿아 있나요? 발바닥은 바닥에 닿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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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바른 자세와 바른 운동으로 여러분의 몸을 건강하게 관리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문헌
Li Y, et al. Front Public Health. 2023;11:1155225. DOI
Prat-Luri A, et al. J Orthop Sports Phys Ther. 2023;53(2):64-93. DOI
Mueller J, Niederer D. Sci Rep. 2020;10(1):16921. DOI
모든 문헌은 PubMed 등재 논문이며, DOI 링크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문 중 동작별 주의사항은 우다경 대표의 현장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